효군, 유럽에 미치다! - 여행 계획을 세우다.

2011.01.22 22:58

 

이미 올린 효군, 배낭여행을 결심하다!를 통해서 배낭여행을 하게된 계기 및 결심을, 그리고 설레임과 두려움, 그리고 나를 통해서는 배낭여행을 출발하는 모습을 잠깐이나마 밝힌바 있다.

지금 효군, 유럽에 미치다!에서는 두 포스트를 통해 못다한 이야기를 다~하려고 한다.

 

남들 다 어학연수 가는데... 너는 왜 배낭여행이야?

배낭여행이 아니더라도 외국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나 방법은 여러가지로 많다.
내게도 수십번은 아니었지만 군 복무중 자이툰 해외파병에 신청한 것이나 국제협력단의 해외자원봉사자 지원을 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나는 배낭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주변에서도 부모님을 비롯해 내가 배낭여행을 가기로 결정한 사실을 알고있는 친척, 친구들 모두 남들 다 어학연수 가는데 혼자 배낭여행을 하겠다는건 무리가 아니냐고 물었는데 배낭여행을 결심한 그 당시나 갔다온 지금이나 내가 대답할 말은 '내겐 배낭여행이 아니면 안돼!' 밖에 없다.

계속된 학업 실패로 움추린 자신감을 회복하는데에는 어학연수보다는 배낭여행이 더욱 적합했고, 남들 하는대로 따라하는걸 싫어하며 왠만해선 독특한것을 좋아하는 내 성격상 어학연수보다는 배낭여행이 훨~씬 나아보였다. (이 성격 덕분에 난 애플 아이폰보다 노키아 폰을 좋아한다.)

웃긴건 나홀로 배낭여행을 갈 의지는 있는데 어학연수를 가서 제대로 공부할 의지는 없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7년을 꿈꿔오던 배낭여행이냐, 남들 다 가는 대세를 따라 어학연수인가 그 차이였지만 분명한건 바보와 천재 사이의 김 한장 보다도 더 큰 차이였다는게 내 생각이다.


배낭여행 어디로 가지?

이렇게 해서 '물냉면이냐? 비빔냉면이냐?', '후라이드냐? 양념이냐?' 보다도 심각할 것 같았던 선택은 배낭여행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럼, 배낭여행 어디로 가지?

배낭여행의 목적지로는 쉽게 생각하나 어렵게 생각하나 '유럽'일 수 밖에 없었다.

쉽게 생각하자면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나라는 '영국'이니까! 유럽!
난 이상하게도 어릴적부터 '영국'이라는 섬나라에 가고 싶어 했다. 그래서 비틀즈 음악을 좋아하고, 영화 007 시리즈를 즐겨봤으며, 영화 해리포터도 스물살이 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서 보았으며, 추리소설 셜록홈즈 시리즈도 여러번 볼 정도로 영국을 사랑하는 한국인이었다.

그 다음으로 가고 싶었던 나라는 체코였다. 영국처럼 어릴적부터 관심있었던 나라는 아닌데 수도 '프라하'를 상상할 때마다 그냥 아름다울것만 같은 도시, 아름다울수밖에 없는 도시의 이미지를 풍겨왔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렵게 생각하자면... 뭐니뭐니해도 '머니!'
즉, 여행 경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자신감을 되찾는데에 나홀로 배낭여행이 도움이 되겠지만 순전히 내가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배낭여행을 간다면 더욱더 큰 도움이 되고 그 의미도 더욱 가치있을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벌어서 여행 경비를 충당하고, 내가 직접 여행 계획을 세우고,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Made in 효군!'의 배낭여행이 된다는 건 지금 다시 상상해도 멋진 일인것 같다.

내가 직접 여행 경비를 충당한다면 그 방법은 아르바이트가 가장 적당했고, 상당 기간을 일해야 할것이라는 결온이 내려지자 땀 흘려 번 돈을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여행 경비를 아끼면서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 될 수도 있는 이번 배낭여행을 잘 다녀올수 있을 곳은 여러 국가들이 뭉쳐있는 '유럽'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유럽 연합으로 뭉쳐있어 단일 화폐 '유로'를 사용한다는 점과 여행자를 위한 '유레일 패스'를 이용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 이득이고 번거롭지도 않아서 좋고,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선진국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고 길게 이동하지 않아도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견문을 넑히고자 하는 내 목적에 부합되었기 때문에 배낭여행지로 '유럽'이 선택되었다.


유럽 배낭여행 일정 세우기!

유럽으로 배낭여행이 결정되었고 이제 남은건 세부적인 일정과 준비였다.
여행 비용으로 최소 5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조사되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기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비성수기(9월 말~12월 중순)를 고려해서 일정은 한달 정도, 시기는 11월로 대략적이지만 계획을 세워나가기 시작했다.

1. 가고 싶은 나라 집어 넣기
내가 가장 가고 싶은 나라는 '영국'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체코'였다.
배낭여행의 목적이 견문을 넑히는데에 그 목적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풍경이 좋다', '자연경관이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여행 일정에 넣을 수는 없었다.
그런 곳은 나중에 신혼여행이나 노후에 여행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20대인 지금이야말로 직접 돌아다니며 고생하며 많은 것들을 경험하는 것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해진 국가는 영국과 체코.

더 정해야 한다. 한달 동안 영국하고 체코만 다녀올 수는 없지 않은가?

2. In & Out 정하기
가고 싶은 나라들이 쭉 연이어 있거나 붙어있는 경우에는 일정 세우기가 편하지만 내가 선택한 영국과 체코는 섬나라와 동유럽이라서 중간중간 다른나라를 거쳐가지 않으면 안된다는게 현실!
중간에 거쳐갈 나라를 정할 때에 가장 편한 방법이 첫 여행지인 In과 마지막 여행지인 Out을 정하는 것이다.
In & Out를 정하고 가고 싶은 나라들을 고려하면 자연스레 '루트'가 나오기 때문이다.

In으로는 영국을 택했다. 섬나라라는 지정학적 이유가 가장 컸다.
영국에서 유럽 본토로 이동하는 수단은 크게 3가지로 철도 유로스타, 버스 유로라인, 비행기 이지젯이 있는데 모두 왕복하기에는 비용이 좀 부담스럽고 영국은 출입국 심사가 까다롭기 때문에 팔팔한 여행 초기에 거쳐가는게 여러모로 편할것 같았다.
영국에서 집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입국 심사를 통과 못하거나 교통편에 문제가 생기면 큰 일이기 때문이다.

Out으로는 유럽에서 영국과 비견될만한 국가인 프랑스를 택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역사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발전한 나라이면서 공통적인 부분이 많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박물관(구 대영박물관)과 루브르박물관이 있다는 점이 시작과 끝을 멋지게 하고픈 내 바람과 부합되었기 때문이다.

3. 시계방향? 반시계방향? 일직선?
In과 Out 도시, 그리고 가고픈 도시가 포함된 최종 루트를 결정할 일만 남았다.
이 3가지 도시의 위치에 따라 시계방향이 될수도 있고, 반시계방향이 될수도 있고, 물론! 일직선의 루트가 될 수도 있다. 아무거나 상관없지만 분명 피해야할 루트는 지그재그가 아닐까 싶다.

최종적으로 내가 정한 루트는 작은 시계방향의 루트였다.

영국 런던 - 벨기에 브뤼셀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독일 베를린 - 체코 프라하 - 독일 뮌헨 - 프랑스 파리

뮌헨을 제외하면 방문 국가의 수도로 정했는데 견문을 넓히는데 큰 도움이 될 박물관과 미술관이 수도에 위치한 이유도 있었고, 교통이 용이하다는 이유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안좋은 이미지가 선입견으로 박혀있어서 고려조차 하질 않았고, 경치 빼면 그저그런 스위스도 빼버렸다.

4. 체류 기간 정하기
전체 일정에서 방문 도시별로 체류 기간을 정하는데에는 여행지에서 무엇을 얼만큼 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전공이 전자공학이라 관련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역사와 미술을 좋아해서 영국박물관(구 대영박물관)이 있는 런던과 루브르박물관, 오르셰미술관이 있는 파리에서의 체류 기간을 길게 잡아야만 한다.

브뤼셀과 암스테르담, 뮌헨은 작은 도시라서 체류 기간을 짧게 잡아야 하는데 한번 이동할 때 마다 기차를 4~6시간 타야한다는 점과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주간에만 이동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2박을 해야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프라하도 물론 작은 도시이지만 개인적으로 가고 싶어했기 때문에 3박으로 정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휴식'을 취할 도시를 정하는 것이다.
특히나 여행 일정이 길면 길수록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면서 여독을 풀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밀린 빨래도 해결하고, 사용한 여행비도 계산해보고, 앞으로의 계획도 점검하는 등 이전까지의 일정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비해야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곳으로 일정상 가운데에 위치한 독일 베를린이 휴식의 도시가 되었다. 하루는 이동하고 하루는 구경하고 또 다시 하루동안 이동해야하는 브뤼셀과 암스테르담에서의 체류 기간과 암스테르담에서 베를린까지 6시간 정도 장시간 기차를 타야한다는 점 때문이라도 베를린에서 휴식을 취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체류 기간을 4일로 잡았다.


여기까지가 이번 배낭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계획을 세우는 부분의 이야기이다.
분명한 점은 철저한 계획을 준비해둔다고 해서 손해볼 일이 없다는 것이다. 계획을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만 자유로운 배낭여행에서 내가 가고싶은 길을 확실히 정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여행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복잡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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